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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피형 인간의 항변
    주관적 인생사 2019. 10. 21. 16:05

    자주 가서 눈으로만 보는 커뮤니티에는 종종 OO형 인간의 유형 이라는 글들이 올라오곤 한다. 

    그 중 회피형 인간의 이야기가 올라오면 나는 눈여겨 본다.

    나 또한 그 형의 인간이기 때문이다. 

    댓글엔 수많은 공감과 수많은 불만이 달린다.

    불만은 대부분 회피형 인간에게 소위 손절을 당한 사람들일 것이다.

    한 명의 회피형 인간으로써 작은 항변을 이 곳에 남겨보려고 한다. 

     

    회피형 인간이랑 가장 안맞는 유형인 집요형 인간이 있다. 

    문제가 생기면 바로 해결하고 끝내야 직성이 풀리는 인간형 으로  

    문제가 생겨 이걸 지금 해결을 못하면 그 생각에 집요하게 매달려 스트레스 받는 타입이다. 

    실제 겪은 썰을 한 번 풀어보겠다.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맞추어야 할 부분 중 하나가 싸우고 나서 푸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이게 안맞는다 저 둘은

    회피형 인간의 경우 문제가 생기면, 흥분된 상태에서 감정적인 말을 뱉고 싶지가 않다. 

    나중에 그 감정적인 말들로 인해 내가 자책할 수 있고, 그게 또 다른 오해를 만들 수가 있기 때문에 

    우선 흥분 된 내 마음을 가라앉히고 정리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한껏 정리해 "나는 그때 이랬고 너가 이렇게 행동해서 내가 서운했던 거야 그치만 이런부분은 

    나도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고 나는 우리가 더 이상 이 일로 다투지 않았으면 해" 라고 

    정리 된 내 마음을 결론과 함께 이야기 하고 싶다. 

     

    그치만 집요형 인간은 지금당장 여기서 이야기하고 빨리 풀고 빨리 넘어가길 원하는 경우다. 

    그걸 왜 질질 끌어 기분 상한거 있음 지금 이야기하고 빨리 끝내라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빨리 해결 봐야 한다. 싸우고 손절 하더라도 지금 해야된다. 

    물론 이런 형의 인간은 뒤 끝도 거의 없고 말 그대로 지금 얘기해서 잘 풀면 끝나는 유형인데

    문제는 자기식 대로 끝나야 끝나는 것이다. 

    그래야 뒤끝이 없다. 

     

    이런 형의 인간과 부딪힌 적이 있다. 

    나는 지금 얘기하고 싶지 않으니 나중에 맘 좀 가라앉히면 다시 이야기하자 였고, 

    상대는 지금 당장 얘기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으니 지금 당장 만나자는 내용으로 입씨름 하다

    내가 못참고 "나는 지금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몇 번 이야기 했는데 왜 이해해 주질 못하니?" 라고 하자 

    상대가 말했다 "이해해 주지 못하는 건 너도 마찬가지 아니야?"

    맞았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 못하니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해야 좋을까 

    결론은 우선 이 일을 해결해야 하는 건 맞으니 내가 맞춰준다. 지금 당장 만나서 이야기 한다. 

     

    만나서 머리를 쥐어뜯고 싸울일은 아니니 얘기를 시작한다.

    이미 그 상황에서 나같은 인간은 전의를 상실한다. 

    그래그래 맞다맞다 니 말이 맞고 빨리 화해하자 나는 이 시간이 싫고 이 시간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거든 

    결국 한 명에게만 맞는 방식으로 겉화해를 한다. 

    상대는 말한다 "그래 이렇게 얼굴보고 이야기하니 얼마나 좋으니?" 

     

    그 후 나는 그 상대와 다툴일 따위 만들지도 않는다. 생기면, 저렇게 해결(?) 될 것이 뻔하니까. 

    그리고 그 상대와 만남도 줄인다. 만남이 줄면 다툴일이 생길 확률도 적어질 테니까

    이런일이 수년에 걸쳐 몇 번 반복이 되면, 서서히 연락도 만남도 없어지며 소위 "손절"이 되는 것이다. 

     

    상대는 의아할 것이다. 

    아니 그때 다 이야기하고 풀고 잘 지내자고 해놓고 쟤는 왜저럴까? 회피형 인간 진짜 싫다. 

    이렇게 기억에 남겠지.

    심지어 자신은 관계에 대해서 노력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괘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만약 회피형 인간에게 자신이 당했다 라고 생각이 들면 본인이 저런 스타일은 아닐까 한 번

    생각해 보길 바란다. 

    그리고, 회피형 인간과 그저 모든 일에 대한 책임감이 싫어 잠수를 타는 사람은 엄연히 다른 사람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건 그냥 책임감 없는 도피형 인간일 뿐이다.

     

    내가 생각하는 회피형 인간은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도 안하고 문제가 생기면 도망가는 도피형 인간이 아니다. 

     

    회피형 인간은 그냥 감정적 소용돌이 속에 휘말리고 싶지 않은 것이다. 

    소리를 빽빽 지르며 싸우고 눈물이 나오다못해 숨도 못 쉴 만큼 꺽꺽대는 그런 태풍같은 감정이 싫어 

    잔잔한 상태를 최대한 유지하고픈 것이다 

    물론 그것은 멘탈이 너무 약하기 때문이 맞는 것 같다. 

    저런 감정적 소용돌이에 있다가 나오면 회복하는데에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림은 물론이고 

    그 과정안에 있었던 모든 말 모든 행동들이 나를 상처주기 때문이다. 

    감정적으로 될 일에는 최대한 이성적으로 행동하고 싶은 마음 뿐이다. 

     

    그리고 번외로 내가 만났던 집요형 인간의 상대는 저런 스타일 + 이런일도 비일비재 했다. 

     

    A에 대해 이야기 하는 중 

    나 "그러니까 그때 너가 이래저래 했고 내가 그래서 이래저래 했던거잖아"

    상대 "알아 그니깐 어쩌고 저쩌고" 

    나 "아니 몇 번 얘기해 이래저래 아.. 짜증나네"

    상대 "뭐? 너 지금 짜증난다고 했어?"

     

    말꼬리 잡기다. 

     

    그때부턴 A에 대해서는 중요하지가 않다. 내가 짜증난다고 했던 이유가 무엇인지 무슨 생각으로 짜증난다고 한건지 지금 A에 대해 얘기하는게 짜증나는 건지 아님 예전부터 자신을 짜증난다고 생각했던건지 가 중요사안이 된다. 

    거기에 맞춰 또 싸우다 보면 결국 처음에 A문제는 산으로 가버린다. 

     

    윗 내용으로 올라가 이런 사태를 없애고 싶기 때문에 나같은 인간은 정리해서 이야기 하고 싶은 거다. 

    그리고 저런 의미도 없는 말꼬리 잡기는 나같은 인간을 더욱 지치게 만든다. 

    심하면, 얼굴만 봐도 목소리만 들어도 그냥 지친다. 

     

    상대는 나를 다그치며 내 기분이나 내 성향따위 안중에 없이 몰아붙이듯 문제해결에 대해 애썼다고 이야기한다. 

    그게 상대의 노력이고 최선이기 때문에 상대는 우리의 관계에서 자신은 늘 최선을 다했노라 이야기 한다. 

    본인만족일 뿐이다. 관계 개선의 노력이 절대 아니다.

     

    또 다시 윗 내용에도 있지만, 상대가 내가 너에게 생각할 시간을 준다면 너도 나한테 안맞춰주는 것과 마찬가지다. 라고 할 수있다. 

    맞다 그냥 서로 안맞는 거다. 그걸 누구 한 명이 맞춰주며 만날 필요는 없다. 

     

    그래도 저런 성향의 두 사람이 있다면, 적어도 문제해결에 대해서는 회피형 인간이 맞춰주는 경우가 더 많았을 것이라 확신한다. 

    그리고 저런 식의 상대 방식으로 화해하고 나면 상대는 문제해결이 됐다고 믿고, 

    이렇게 화해하고 푸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자기가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회피형 인간에게 당당하다.

    결국 자기가 몰아 붙인 끝에 이렇게 화해를 했으므로 이 문제 해결에 있어 자기의 공이 더 크다고 생각도 할거다.

    나중에 회피형 인간이 그 때 그런방식으로 날 몰아붙여 좀 서운했어 라고 이야기 한다해도

    왜 다 지나간일, 다 풀었던 일로 꿍해있냐 식이다. 그래 미안했어 ㅋㅋ 우리 뭐 먹을까? 가볍게 대응한다.

     

    본인이 회피형 인간을 밀어낸거다. 그러면서 서서히 마음의 문이 닫히는 거다.

     

    적어도 본인이 회피형 인간과 반대 성향의 사람이라면, 저런 식의 문제해결 방식으로 인해 멀어졌을 가능성이 제일 높다.

    이건 나의 경우지만, 많은 회피형 인간의 성향 사람들이 공감할 거라 믿는다. 

    그리고, 

    저렇게 지금 이야기 하기 싫다는 사람을 끌고나와 억지로 이야기 해서 반쪽뿐인 화해를 했을 때 

    상대가 나에게 "그래도 여기까지 나와줘서 고마워 지금 얘기하기 힘들었을 텐데 나한테 맞춰줘서 늘 고마워" 라고 

    얘기해 줬더라면 손절은 무슨 오히려 더 돈독해 졌을 수도 있다. 

     

    이 답답하고 꿍한 녀석을 정답을 알고 있는 내가 불러내 이렇게 쿨하게 화해를 했구나 얘는 왜 이런 방법을 모르고 살까 

    라고 자만하기 보다 

    둘이 성향이 다른데 얘가 나를 이해해줬구나 그래서 너랑 내가 또 이번 고비를 같이 넘겼구나 

    라고 생각하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생각해 본다. 

     

    근데 후자보다는 전자로 생각할 가능성이 더 높다.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듯 이런사람 저런사람도 있는 법. 

    회피형 인간 이야기가 나오면 그에게 손절 당했다던 사람들이 저런사람 진짜 싫고 재수없고 이유없이 당했고 라며 

    이야기가 나오기에 한 번 적어봤다. 

    내가 회피형 인간이기에 회피형 인간 완전 이해하고 집요형 사람들 나쁘다 라는 뜻이 아니다. 

    적어도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니 사람관계에 있어 이해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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